2001년 SOFA의 개정으로 부분적으로나마 한국의 구속 재판, 구속 수사권이 강화되었다. 이전에는 재판 절차가 모두 종료된 후에야 구속이 가능한 반면 12가지 중대범죄에 대해서는 구속 기소할 수 있게 되었고, 살인이나 죄질이 나쁜 강간 범죄의 경우 현행범으로 체포했을 시 한국이 구속수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2003년 11월 28일 오산에서 벌어진 음주 뺑소니 사망 사건에서 운전자였던 온켄 병장은 기소와 함께 한국측으로 신병이 인도되어 구속재판을 받은 첫 사례가 되었다. 가해자가 한국인이거나 다른 외국인이라면 음주 뺑소니 사망사건의 경우 체포와 함께 구속되었을 것이다. 한국의 사법권 행사를 여전히 제약한다는 면에서 현행 SOFA 규정도 그 한계를 갖고 있다.
2007년 1월 14일 새벽 6시 10분경 라미레즈 이병은 성폭행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경찰 수사 다음날인 15일 오전 구속영장이 청구되었고 다음 날 실질심사를 통해 영장이 발부되어 미군은 서울 구치소로 수감되었다. 현행범 체포 후 최초로 한국이 구속 수사권을 행사한 사례이다. 그러나 라미레즈 이병은 사건 당시 자신이 행한 행동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였고 경찰이 자신을 체포하던 것만 기억하고 있었다. 피해 여성은 66세의 할머니로 새벽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2개월간 치료해야 하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 미군측의 방문도 거부하고 있다는 담당 형사의 말을 들으며, 여성이 겪었을 충격과 고통이 조금이나마 짐작되었다. 1심 재판 결과 징역 4년형을 선고받은 미군은 변호인을 통해 선고 당일 항소장을 제출하였으나 20일만에 취하하였다.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지만, 운동본부가 보아온 사건 중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도 항소를 포기한 유일한 사건으로 남지 않을까 생각된다.
미군 당국은 사건 발생 당일과 그 다음날 두 차례에 걸쳐 사과와 재발 방지 노력을 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3개월 후인 4월 5일 다시 성폭행 미수사건이 발생했다.
2007년 4월 5일 펠드맨 일병은 당일 낮부터 서울 강남에서 베이즐 병장과 함께 술을 마시고 저녁 6시경 청담동 거리에서 자녀와 함께 길을 가던 30대 중반의 여성을 성희롱하였다. 베이즐 병장은 현장에서 경찰에 연행되었고 도망쳤던 펠드맨 일병은 베이즐 병장의 전화를 받고 경찰에 자수하여 피해 여성에게 무릎꿇고 사과하였다. 피해 여성은 사과를 받고 더 이상 문제삼지 않겠다고 하여 두 미군은 곧 풀려났다. 그러나 그들은 풀려난 지 30분여만에 인근 건물 공중 화장실에서 여성을 성폭행하려 하였다. 비명소리를 듣고 사람이 달려오자 미군들은 도주하였고 출동한 경찰들에 의해 체포되었지만 미군들은 범죄 사실을 부인하였다. 펠드맨 일병은 화장실에 간 적이 없다고 하였고, 베이즐 병장은 화장실에 간 것은 사실이나 성폭행을 하려 한 것이 아니라 여성과 부딪쳐서 쓰러졌다고 주장하였다. 두 병사는 구속 재판을 받았고 1심 결과 징역형이 선고되자 항소하였다.
항소심에서 여성을 성폭행하려 했던 베이즐 병장은 이라크 전쟁 참여 후유증을 호소하며 정신감정을 신청하였다. 1년간 이라크 전쟁에 복무하면서 친한 동료들이 눈앞에서 사망하는 장면을 목격하는 등으로 인해 정신적 충격을 받아 음주교육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즐 병장은 이라크전에 참전하기 전에는 술도 마시지 않았다고 했다. 재판부의 정신감정 결과 사건 당시 베이즐 병장은 심신미약 상태였던 것으로 인정되어 그의 기억에 근거한 진술은 인정되지 못했다. 검찰조사에서 펠드맨 일병이 화장실에 있었다고 증언한 베이즐의 진술은 인정되지 못해 1심에서 공동 범행으로 인정된 것이 베이즐 단독범행으로 된 것이다. 이에 베이즐 병장은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펠드맨 일병은 무죄판결을 받아 모두 석방되었다.
[미군범죄 어제와 오늘] 글 싣는 순서
(1) 공식 기록에도 남지 않는 미군범죄 (1945년~1966년)
(2) 어렵게 체결한 SOFA, 그러나 1%도 처벌하지 못한 미군범죄
(3) 윤금이씨 살해사건 해결을 위해 모인 사람들, 15년의 시작
(4) 한미행정협정개정위원회 구성, 미군범죄 신고센터 개설, 용산 미군기지앞 금요집회
(5) 죽어서야 기억되는 여성들
(6) 피고인 없이 진행된 재판 - 법정에 선 환경 범죄
(7) SOFA 개정을 위한 끈질긴 노력
(8) 늘 무겁게 되뇌는 이름, 효순이 미선이 그리고 촛불
(9) 현행범 체포 후 최초의 구속, 그러나 미군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범죄









